이 한 구절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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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문명과 속도의 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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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처럼
작성일11-06-29 00:00 조회1,6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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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2003


















근대인들에게 기차는 속도의 상징이었다. 인간은 이제 계절이 순환이라는 느린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불가항력적으로 질주하는 기계의 리듬에 자신의 육체를 맞추어야 한다. 알렌이 말한 것처럼 "열차는 귀족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늦은 사람은 기다리지 않는다. (......) 양반의 하인이 요청을 해도 늑장을 부리지 않는다." 기차의 속도가 진화를 거듭함에 따라 삶의 맥박도 빨라져갔다.



(중략)



철도의 등장과 함께 사람들은 새로운 시간단위를 몸에 익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루는 12간격에서 24간격으로 세분화되고 분과 초의 시간이 등장하면서 더욱 미세하게 분할되었다. 근대적 생활양식도 분이나 초 단위의 스케줄로 세분화된다. 농촌에서 자연의 주기에 따라 일상생활을 영위했던 농민들도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가 역에 도착하는 시각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되었다. 기차는 이질적이고 고유한 시간들을 획일적인 통일체로 묶어버린다.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340~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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