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책과 세상]에 소개된 신간 <위구르 제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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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족 말살 '대테러' 정책... 오로지 중국 책임일까
지난 2017년 봄, 중국은 위구르 지역을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토착 민족들에 대한 구금과 감시를 시작했다. '재교육 캠프'란 명목으로 구금된 위구르족 및 다른 소수민족 숫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문과 성폭행이 만연했다는 증거도 있다. 위구르족의 문화적 관습을 위험한 이념으로 학습시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위구르족의 정체성을 말살하고 파괴하는 정책인 셈. 명분은 '대테러' 정책이다.
30여 년간 위구르 문제에 천착해 왔으며, 2008년부터는 조지워싱턴대 엘리엇 국제관계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숀 R 로버츠는 이 탄압정책의 기저에 '테러와의 전쟁'이 있다고 본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사실상 무슬림을 향해 선포한 바로 그 전쟁이다. 위구르족은 중국 서북부 지역에 주로 거주하며 대부분 무슬림이다. 위구르족 흡수를 위해 중국은 모호하면서도 악마화된, 서방 국가들의 이슬람교도를 향한 '테러리스트'란 낙인과 식민지화 정책을 결합시켰다.
저자는 '위구르 제노사이드'에서 위구르족을 향한 중국의 조치가 명백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라고 강조한다.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1990년대 초반 위구르족의 독립운동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의도적으로 민간인들을 겨냥한 폭력 행위를 벌였다는 증거는 없다.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한 명분이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임을 중국에만 돌리지 않는다. 그는 "중국이 민족 말살적인 본능을 표출하도록 한 것은 '테러리스트'를 규정하지도 않은 채 무작정 싸워야 한다는 강박에 빠졌던 국제사회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위구르족에 대한 말살 정책은 인류적 양심의 시험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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