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책&생각]에 소개된 신간 <위구르 제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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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의 전쟁’은 어떻게 중국의 무기가 됐나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드러나 왔다 . 외신은 대부분 무슬림인 위구르인 1100 만명 가운데 100 만명 이상이 ‘재교육 캠프 ’로 불리는 시설에 갇혀 있거나 수감된 적이 있고 , 심각한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 그럴 때마다 중국은 ‘반중국 세력의 날조와 거짓말 ’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
책은 이러한 공방 속에서 고통받는 위구르의 ‘비극 ’에 주목한다 . 위구르어를 구사하는 저자 (조지워싱턴대학교 엘리엇 국제관계학교 교수 )는 역사와 지정학적 맥락 , 국제정치의 상황 등 다양한 관점에서 위구르 문제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 18 세기 청나라가 위구르를 식민 지배하며 비극의 씨앗은 잉태된다 . 저자는 위구르를 흡수하려던 중국이 2001 년 9·11 테러 이후 노골적인 탄압을 전면화했다고 본다 . 당시 미국이 내세웠던 ‘테러와의 전쟁 ’을 가져다 명분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 아프가니스탄의 위구르족 망명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단체를 ‘테러 단체 ’로 지정한 중국은 위구르인들 전체에 ‘잠재적 테러리스트 ’라는 낙인을 찍는다 .
저자는 중국의 책임이 명확하다면서도 , 미국 중심의 ‘테러와의 전쟁 ’이 정의하는 ‘적 ’이 모호하다는 사실도 재앙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 중국이 거침없이 위구르를 탄압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테러리스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있던 국제사회의 책임 ”이라고도 짚는다 .
위구르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 위구르인의 삶이 완전히 파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하고 , 이를 위해 실천적 행동과 기록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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