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화제의 책]로자의 외침과 파리 민중의 함성, 왜 지금 다시 절실하게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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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3월.
파리 코뮌 이미지 |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이 봉기해 실험적 혁명 자치정부를 만들고 있었을 때, 폴란드의 소도시 자모시치에서는 지금도 많은 학자들이 주목하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이자 혁명가인 로자 룩셈부르크가 태어났다.
이 ‘혁명’을 고리로 서로 닿을 듯 말 듯한 두 이야기를 각각 만화로 엮어낸 그래픽 노블이 나란히 출간됐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일대기를 다룬 <레드 로자>(박경선 옮김·산처럼)는 사회주의 운동뿐 아니라 사랑에도 불꽃 같았던 그의 은밀한 삶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만약 그를 다룬 평전으로 읽었다면 다소 지루하고 어려웠을 수도 있는 논쟁과 토론 내용들이 독특하고 인상적인 그림으로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온다.
로자의 머리칼은 그녀의 집념처럼 뻣뻣했고, 그녀의 사회주의 운동은 힘을 다 소진한 동시에 새 힘을 얻는 그녀의 남녀관계와도 같았다. 이런 문학적 비유들이 로자의 실제 삶과 공명을 이룬다.
또 그녀가 펼치는 사상과 이론이 한편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만화 곳곳에 정리돼 있어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해제를 쓴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는 선택을 재촉했던 로자의 목소리는 100년 전 사람들에게는 너무 앞서가는 예언자의 외침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도 절실한 당대의 경고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 레드 로자>가 한편의 드라마라면, <그래픽노블 파리 코뮌>은 묵직하고 유익한 역사 만화다.
< 그래픽노블 파리 코뮌>(홍세화 옮김·서해문집)은 장 보트랭의 역사추리소설 <민중의 함성>(1999)을 프랑스의 국민 만화가인 자크 타르디가 각색한 작품이다. 어느 날 밤에 파리의 알마 다리에서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젊은 코뮌 전사 지케와 릴리가 페르 라셰즈 담을 넘어 사라지는 두달여 동안의 하루하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
3월18일부터 5월28일까지 코뮌 시기를 주무대로 그렸지만 코뮌의 배경이 된 보불전쟁을 비롯해 코뮌 정부와 티에르의 베르사유 정부와의 갈등, ‘피의 일주일’ 동안 몰아친 살육과 저항의 풍경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번역자인 홍세화씨는 이번 번역작업이 “1871년 봄, 자유의 가치를 절대화하여 그 무엇에도 양도할 수 없는 ‘해방 사회’를 꿈꾸었던 파리의 민중과 함께 숨 쉬고 분노하고 싸우고 좌절하면서 가녀린 희망이나마 다시 품어보는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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