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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세 유럽인의 죽음관에서 삶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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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1-12 10:03 조회1,2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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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죽음
서울대학교 중세르네상스연구소 지음
산처럼·1만5000원

“나는 죽으러 간다네/ 죽는다는 것은 확실하다네/ 죽음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다네/ 다만 그 시간이 언제인지 불확실할 뿐/ 나는 죽으러 간다네.” 중세 유럽 시인들은 이런 노래를 불렀다.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고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만 그 모습은 지극히 다양하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동쪽의 예루살렘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 기도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유럽 중세 기사를 보았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삶을 이해하려면 죽음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죽음이 인문학의 영원한 주제가 되는 이유다. 서울대학교 중세르네상스연구소가 첫 번째 공동 연구로 죽음을 주제로 책을 묶었다. 유럽의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천착하는 문학·철학·역사학·예술·미술사 연구자가 유럽 문명의 내면에 드리운 ‘중세의 죽음’을 조명했다. 1부는 역사와 철학 분야 네 편의 글로 구성된다. 중세 ‘죽음의 춤’에 대한 분석, 연옥이라는 제3의 장소의 탄생, 미술의 주제로서의 예수의 죽음, 죽음에 대한 12세기 유럽의 철학적 담론 등이다. 2부는 문학 분야로 구분된다. 아서왕의 죽음, 귀네비어와 란슬롯, 햄릿의 죽음, 돈키호테의 죽음 등 네 편의 글이다. 중세는 그냥 흘러가 버린 먼 과거가 아니라 근대 세계를 잉태한 시공간이고, 죽음은 모든 것이 끝나는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여는 태초와 같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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