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보도

[한겨레] 중국 홍차를 탈취한 ‘영국판 문익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2-27 00:00 조회1,365회 댓글0건

본문



초목전쟁

세라 로즈 지음, 이재황 옮김

산처럼·1만5000원



18~19세기 영국은 중국 차의 매력에 온통 혼을 뺏겼다. 그 정도가 대단하다. 당시 영국 국세의 10분의 1이 중국 차의 수입과 판매에 매겨진 세금에서 나왔다고 한다. 영국은 식민지 인도에서 가져온 아편을 중국에 팔고, 그 값으로 다시 중국에서 차를 샀다. 1840년 아편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영국은 오랜 세월 중국과 치명적인 경제 불균형에 시달렸을 것이다.



당시 청나라는 세계 최상의 차를 재배·수확·가공·조제하는 나라였다. 차나무 표본과 씨앗, 차 생산비법은 중국 당국이 외부 유출을 철저히 금지했던 극비 사항이었다. 영국은 양귀비(아편)와 동백나무(차)를 두고 중국과 벌여온 ‘초목전쟁’을 끝내고 싶었다. 자신의 눈에 ‘액체 보석’처럼 비치던 신비로운 차나무의 비밀을 파헤치기로 한다. 동인도회사가 발주한 임무를 식물채집자 로버트 포천이 맡았다. 그는 원예사이자 권총으로 무장한 스파이, 산업 도둑이 됐다. 중국 당국의 눈을 피해 변발을 하고, 산적에게 쫓기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19년간 중국 차의 비법을 알아냈다. 그는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차를 덖을 중국 차 제조장인들을 히말라야 산악 지대로 옮겨 놓는다. 인도 산골마을 다르질링이 지금까지 최상의 홍차 산지로서 명맥을 이어온 까닭이다.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지은이가 액션 영화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를 500건 넘는 책과 기록을 바탕으로 ‘논픽션’으로 완성했다는 점이 놀랍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