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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책과 삶]‘칼리프 국가’ 기치 내건 IS 폭력성은 어디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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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9-12 00:00 조회1,3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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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S의 전쟁
ㆍ사미 무바예드 지음·전경훈 옮김
ㆍ산처럼 | 400쪽 | 1만8000원

[책과 삶]‘칼리프 국가’ 기치 내건 IS 폭력성은 어디서 왔나

2014년 이슬람국가(ISIS 또는 IS)가 ‘칼리프 국가’(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을 때 그들이 오늘날처럼 막강한 존재감을 갖게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알카에다의 잔당쯤으로나 여겨졌던 IS는 서구 국가들의 예상을 깨고 세력을 확장해 전 세계를 테러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외형적으로도 다른 무장단체들과 달리 사법체계, 경찰, 정보기구, 국기까지 갖추고 국가 행세를 하고 있다. IS의 성립과 성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무력을 동원해 IS의 본거지를 타격하면 쉽게 붕괴시킬 수 있는 걸까. 시리아 역사학자 사미 무바예드는 정치적 선악의 틀로는 IS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며 초기 이슬람의 역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IS의 이념적 뿌리는 초기 이슬람 역사에 자리 잡고 있다. 이슬람 공동체는 632년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후 칼리프에 의해 통치됐다. 칼리프 체제는 이후 1924년 오스만 제국의 후신인 터키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의해 공식적으로 폐지됐다. 시간적으로는 600년 가까이 칼리프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으나 이슬람주의자들이 모범으로 삼는 것은 4대 칼리프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가 사망한 661년까지의 초기 칼리프 통치 시기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초기 칼리프 시대 이후의 이슬람 세계는 도덕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했으며 초기 칼리프 통치 시기의 모범을 따르는 칼리프 국가를 복원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IS의 폭력적 행동 양식을 이해하는 단서는 초기 이슬람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본산으로 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에서 찾아야 한다. 18세기 이슬람 신학자 아브드 알와하브와 통치자 무함마드 이븐 사우드가 주창한 와하비즘은 “무력으로 신앙을 전파하고, 불신자들을 죽이고 외래 사상과 생활양식을 몰아내어 이슬람 세계를 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IS는 초기 칼리프 체제를 복원한 국가라고 주장하지만, 주류 무슬림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칼리프는 예언자 무함마드 또는 초기 칼리프의 혈통으로 무슬림 세계 전체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자신이 칼리프라고 선언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그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무슬림 대다수가 칼리프 국가 복원을 희망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지만, 그들이 원하는 칼리프 국가는 적어도 IS와 같은 폭력집단이 아니다.

저자는 주류 무슬림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알바그다디가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아랍세계 전역에서 수니파에게 활력을 줄 만한 지도자가 부재한 탓도 크다”며 “ISIS(IS)가 조만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히려 ISIS(IS)는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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