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166장의 지도로 보는… 大都市에 담긴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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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 제러미 블랙 지음, 장상훈 옮김 / 산처럼
“도시는 희망과 꿈의 장소이자 비전과 질서의 장소이며 또한 파괴와 갈등의 중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는 개인적인 것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또는 경제적인 것이든 진보와 성공, 발전과 동의어로 느껴진다. 도시는 일이 벌어지는 장소로 여겨진다. 실제로 역사상 오랫동안 그러했고, 도시는 인류 문명의 진화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영국 엑시터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미국 필라델피아 대외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제러미 블랙이 말하는 ‘도시의 정의’다. 책은 도시의 역사를 지도를 통해 살펴본다. 인류가 만든 독특하고 중요한 현상인 대도시를 이해하는 책으로 도시 지도의 역사이며, 동시에 도시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다.
책은 기원전 1250년 테라코타 조각으로 남아 있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니푸르 지도에서 시작된다. 이어 고대 로마, 중세 예루살렘, 콘스탄티노플, 카탈루냐, 영국 런던·리버풀, 미국의 뉴욕·보스턴·시카고, 중국의 카이펑(開封),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자메이카의 킹스턴 등을 거쳐 현대의 대한민국 송도 지도까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흐름을 형성한 세계 각 지역의 대도시 지도 166장을 추려내 지도를 통해 세계사를 한눈에 보게 한다.
이 지도들은 그저 우리가 어떤 곳을 찾기 위해 이용하는 그런 용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도시의 성장과 공간 활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벌이는 여러 활동을 기록하며, 이런 활동들이 도시의 환경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책은 세계사의 흐름을 반영해 연대기 순으로 구성됐다.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1450∼1600), 새로운 지평선과 새로운 시대(1645∼1673), 제국의 시대(1700∼1800), 혁신의 온상(1800∼1900), 세계화의 시대(1900∼2000) 순이다. 각 장은 평면 지도의 시대부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서 도출된 이미지화되고 디지털화된 3차원 컴퓨터 상호 반응형 지도 제작 기술까지, 지난 500년 동안 여러 다양한 지도 속의 도시를 추적한다. 이어 마지막으로 이전 시대에는 미래의 도시를 어떻게 상상했는지, 오늘날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를 어떻게 기획하고 만들어가는지를 살핀다. 166장의 지도와 이에 대한 설명을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인류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게 한다. 224쪽, 3만8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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