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조선왕조 무삭제 다큐멘터리 ´승정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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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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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조선시대 승정원은 오늘날의 대통령 비서실 같은 성격으로 국왕의 명을 들이고 내보내는 왕명 출납을 기본 임무로 한 기관이었다.
정책 개발과 집행부서인 6조가 업무 현안에 대해 보고할 때는 반드시 승정원을 거치고, 국왕의 결재 사안 역시 승정원을 통해 각 관청으로 하달됐다.
국보 303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승정원일기´는 이런 보고와 결재 사항을 자세히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날씨에서부터 국왕이 하루 동안 진행한 갖가지 일들, 각종 회의와 지방에서 올라온 상소 등 모든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 500여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써내려간 국정의 기록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으로 불타버려 광해군 이전의 것은 남아있지 않으며 현재 전해지는 ´승정원일기´는 288년 동안의 기록으로 모두 3천245책에 2억4천250만자가 적혀 있다
당시의 상황을 현장에서 바로 기록한 1차 자료이기때문에 조선 시기 절반의 기록이지만 ´조선왕조실록´의 5배 정도 되는 분량이며 중국에서 가장 방대한 역사기록물이라는 ´명실록(明實錄)´(2천964책, 1천600만자)보다도 훨씬 분량이 많다.
"나이가 차도 결혼하지 못한 사람의 기준을 몇 살로 정함이 좋겠는가?"(영조)/"남자는 30세로 하고, 여자는 25세로 해야합니다"(선혜청 당상 민백상)/"남자는 30세가 좋을 듯하나, 여자를 25세로 하는 것은 너무 늦어 23세로 함이 좋겠습니다"(좌의정 김상로)/"그러면 남자는 30세로, 여자는 23세로 하는 것이 좋겠다"(영조)
´승정원일기´ 영조 33년(1757) 2월 5일의 기록으로 나이가 차도 결혼하지 못하는 자를 지원할 대책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이 국회 속기록을 읽는 듯 생생하다. 항상 왕의 옆에서 모든 상황을 속기(速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사건이 있고 나서 결과를 놓고 그 과정을 재구성하는 기록이지만 ´승정원일기´는 사건 현장에서 실시간 진행되는 과정을 시간대에 따라 차례로 기록한 것이어서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데 가치가 크다.
1728년(영조 4)에 일어난 이인좌의 난을 진압하는 과정에 대해 ´조선왕조실록´에는 난을 진압하던 과정에서 나타났던 이광좌 등 소론 세력의 공로가 모두 삭제되는 대신 영조가 처음부터 침착하게 진압을 지휘한 것으로 기록된 데 비해 ´승정원일기´에는 영조가 크게 당황하는 모습과 이광좌를 비롯한 소론 대신이 왕을 안심시키는 내용이 그대로 실려있다.
´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산처럼 펴냄)는 박홍갑, 이근호, 최재복 3명의 조선시대 연구자가 ´승정원일기´의 역사적 가치를 살핀 책이다.
승정원의 구성과 역할, ´승정원일기´의 내용을 비롯해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왕의 하루, 왕이 국정을 살피는 모습, 왕과 신하들의 의견 대립 등을 살폈다.
´승정원일기´에 나오는 조선시대 국정 모습과 화재나 난 등으로 인해 소실됐던 ´승정원일기´를 복원하는 과정, 사도세자와 관련해 114군데를 삭제한 상황 등을 추적해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인 ´승정원일기´를 조명했다.
저자들은 머리말에서 "지금까지 조선시대 역사기록물의 대표선수가 ´조선왕조실록´이었다면, 앞으로는 ´승정원일기´가 돼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산처럼. 336쪽. 1만8천원.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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