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다큐처럼 생생한 ‘조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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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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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다큐처럼 생생한 ‘조선일기’
1752년(영조 28년) 12월19일 신시(오후 3~5시). 창덕궁 선화문에 면담대가 만들어진다. 영조 임금이 공인(관청에 물품을 납품하던 상인)들과 저잣거리 시장상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듣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영의정 등 관리들이 배석했다.
“느끼고 있는 병폐와 고통을 말하라”는 임금의 말에 상인들은 갖가지 불편과 문제점을 끄집어낸다. 영조는 그 자리에서 사안에 따라 즉각 해당 부서에 지시, 개선이 가능토록 했다. 역사학자들은 영조의 이 같은 대민 접촉이 “분명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다”고 분석한다. 대통령이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며 재래시장을 찾았다가 논란까지 낳은 지금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영조와 상인들의 대화를 싣고 있는 <승정원일기>(국보 303호·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는 왕의 비서실 승정원에서 매일 작성한 일지다. <조선왕조실록>이 사후 정리된 사료라면 승정원일기는 영조와 상인들의 만남처럼 현장에서 벌어진 그대로를 직접 쓴 속기록. 신료들과의 접견, 상소의 내용 등 왕과 관련된 모든 것이 기록됐다. 그 양이 실록보다 5배나 많은 승정원일기는 당시를 이해하는 ‘보물창고’이다. <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는 조선 기록문화의 정수인 <승정원일기> 속의 다양한 기사들 중 흥미로운 것을 뽑아내 대중적으로 풀어쓴 책이다. 역사학자들이 승정원일기라는 보물창고를 열어 그 속의 보물들을 독자들에게 안기는 셈이다.
책에서는 임금의 일거수일투족, 왕실의 내밀한 이야기들은 물론 조선 후기 정책 입안과 집행 등 국정 운영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다. 왕이라도 인사권을 맘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나 국정 보고체계의 변화 과정 등이 대표적. 또 억울한 일이 있으면 꽹과리를 치도록 한 격쟁제도, 양반과 상놈의 갈등, 관료사회의 이모저모 등 풍성한 사회상이 실렸다. 저자들은 <승정원일기>의 ‘홍보대사’를 자임하며 <승정원일기>의 가치를 강조하고, 나아가 우리의 기록문화 전반까지 해설해준다. 1만8000원
**기사 링크 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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