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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과학혁명이 ´서양우위´ 세계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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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10 00:00 조회1,3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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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 출간


근대 서양이 동양을 앞서나가게 된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유럽의 과학기술 발전과 그 이면을 조명한 책 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지동설을 주장한 ’현대 천문학의 아버지’ 코페르니쿠스의 저서가 출간된 16세기 초부터 뉴턴의 우주관이 확립된 18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과학혁명의 시대였다.


신간 ’과학혁명’(뿌리와 이파리 펴냄)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 유럽의 과학혁명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살펴본다.


미국의 과학사학자인 피터 디어 코넬대 교수는 16-17세기 유럽의 과학혁명은 ’알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의 중심이 ’왜’에서 ’어떻게’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고 진단한다.


중세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자연현상을 목적론적으로 설명했다. 목적론적 설명에 초점을 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이 과학의 근간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거운 물체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은 “우주의 중심에 있는 원래 위치를 찾아가기 위해서다”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갈릴레이는 저서 ’운동에 대하여’에서 물체가 ’왜’ 떨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질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갈릴레이의 관심은 오로지 물체가 ’어떻게’ 떨어지는지 실용적인 지식을 밝혀내는 데 있었다.


저자는 이전의 과학이 자연에 대한 철학적 탐구였다면 16-17세기에는 자연을 통제하려는 실용적, 실천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코페르니쿠스부터 갈릴레이, 케플러, 데카르트, 뉴턴에 이르기까지 16-17세기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올라가면서 ’실용적 지식’을 강조하는 사고의 대전환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과학의 발전이 인류 행복에 이바지한 것만은 아니다. 때론 이데올로기와 지배의 도구로 악용되기도 했다


신간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산처럼 펴냄)는 유럽인들이 성취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서양 우위의 이데올로기를 만들었는지 살펴본 책이다.


저자인 마이클 에이더스 미국 러트거스대 교수는 1790년대 아프리카 감비아에 도착한 영국의 지질학자 윌리엄 스미스의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스미스가 감비아의 한 작은 마을 인근 백사장에서 측량 기구를 사용해 거리를 측량하자 한 무리의 아프리카 주민들이 나타났다.


주민들이 바퀴가 달린 측량 기구를 두려워하는 것을 본 스미스는 ’무지한 야만인들’에게 알아듣도록 이야기를 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고 하던 측량 작업을 계속한다. 하지만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졌고 결국 스미스는 무기를 발사해 주민들을 쫓아버린다.


서양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이 광경은 15세기 이후 수 세기 동안 지속돼온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대한 유럽인들의 우월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유럽인들이 이룩한 과학기술적 성취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유럽에서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유럽인들이 가진 우월감의 근간은 기독교였다.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기독교도이기 때문에 초월적 진리를 가장 잘 이해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에서 과학혁명이 일어난 뒤 유럽인들은 과학과 기술을 한 사회의 수준은 물론 인간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기게 됐고 과학과 기술에 근거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비서양 사회를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게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과학과 기술을 평가의 척도로 삼는 유럽인들의 이런 사고방식은 서구 우위의 세계관을 형성했고 급기야 19세기 유럽 제국주의의 팽창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변질된다.


과학과 기술을 인간 가치의 핵심 척도로 삼은 유럽인들의 세계관은 그러나 1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도전을 받게 된다.


1차 세계대전 기간 벌어진 살육과 대재앙은 유럽인들의 기존 세계관에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일으켰으며, 일부 유럽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동양적 가치에서 그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또 1차 세계대전 전에 산업화된 세력으로 떠오른 일본의 사례는 ’열등한 인종’은 선천적으로 유럽의 창조성과 물질적 능력을 따라올 수 없다는 유럽인들의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미국인들은 유럽인들의 세계관을 그대로 넘겨받아 과학과 기술의 역할을 강조한 근대화 이론을 대외정책의 전면에 내세우고 개발도상국들에 미국식 근대화를 강요하지만 이 역시 1970년대 문화제국주의 등 다양한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과학혁명’은 정원 옮김, 374쪽, 2만2천원.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는 김동광 옮김, 652쪽, 3만5천원.





**기사 링크news.naver.com/main/read.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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