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1] 오원(梧園) 설정식, 탄생 100주년 맞아 ‘설정식 문학전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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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1940년대 후반 시인이자 소설가, 번역가로 활동한 오원(梧園) 설정식(1912∼1953) 탄생 100주기를 맞아 ‘설정식 문학전집’(산처럼)이 출간됐다. 설정식은 1949년 국내 최초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번역한 영문학자이기도 하다.
함남 단천 출생인 그는 1937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오하이오 주 마운트유니언 대학교를 학사 졸업한 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셰익스피어를 연구하고 1940년 귀국했다.
광복 직후 그는 뛰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미 군정청 공보처 여론국장에 발탁됐다. 1946년에는 카프의 이론가 임화를 통해 조선공산당에 입당했다. 같은 시기 장편 ‘청춘’과 단편 ‘프란씨스 두셋’을 신문에 연재했다. 47년엔 시집 ‘종’, 48년엔 시집 ‘포도’ ‘제신의 분노’와 단편 ‘척사 제조자’ ‘한 화가의 최후’를 발표했으며 장편 ‘해방’은 연재하다가 중단했다.
시인 정지용은 47년 출간한 시집 ‘종’에 대해 “이 시집이 팔일오 이후에 있을 수 있는 조선 유일의 문예서인 것만은 불초 지용이 인정한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50년 인민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되자 북한 정권은 그를 ‘자수’ 형식으로 인민군에 자원입대시키고 문화훈련국에 근무토록 했다. 같은 해 12월 심장 발작을 일으킨 그는 헝가리의 지원으로 세워진 북한의 병원으로 보내져 건강을 회복한 뒤 51년 7월 개성 휴전회담 때 인민군 대표단의 통역관으로 참가했다.
이때 종군기자로 개성에 파견된 헝가리 언론인이자 소설가 티보 머레이와 친분을 나누고 그의 도움으로 5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우정의 서사시’라는 제목의 시집을 출간했다.
머레이는 이 시집에 대해 “형용사를 능란하게 활용하고 다채로운 이미지의 회화적 묘사를 통해 시적 아름다움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53년 북한에 불어닥친 남로당계 숙청 바람에 휘말려 임화 등과 함께 ‘미제 스파이’라는 죄명으로 처형당했다.
설정식의 조카사위인 이화여대 김우창 석좌교수는 발문에서 “오원 선생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그 영웅적 사상의 정열”이라면서 “작품에서 느끼게 되는 것은 독립 자주의 민족이념, 자유로운 민주주의, 그리고 그것의 실천을 위한 사상적 순수성을 다짐하는 수사의 강렬함”이라고 밝혔다.
엮은이는 설정식의 3남이자 한국일보 문화부장 출신인 설희관씨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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