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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국의 茶를 훔친 19세기 산업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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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3-02 00:00 조회1,3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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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전쟁|세라 로즈 지음|이재황 옮김|산처럼|320쪽|1만5000원



19세기 중반 영국은 아편전쟁 외에도 중국을 상대로 첩보전을 벌이고 있었다. 1848년 항저우에 잠입하기 위해 변발(辮髮)을 했던 로버트 포천(1812~1880)은 중국의 차(茶) 재배 기법을 훔치기 위해 영국 동인도회사가 비밀리에 파견한 ´산업스파이´였다.



중국 하인이 녹슨 면도칼로 포천의 머리를 박박 긁어대자 그는 고통에 울부짖었다. 나이프와 포크 대신 젓가락을 사용했고, 영어 대신 서툰 중국어로만 말해야 했다.



포천은 그렇게 3년간 중국의 차 산지를 누비고 다닌 끝에 씨앗 1만여개를 인도로 밀반출했다. 중국인 차 생산 인력까지 빼내왔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영업 비밀 절도´로 꼽히는 이 사건을 통해 히말라야 산맥의 인도 다르질링은 최고급 홍차 산지로 성장했다. 붓두껍에 목화씨를 숨겨온 고려 말의 문익점은 차라리 애교 수준이었다.



미국 작가인 저자가 차에 초점을 맞춰 중국과 영국의 ´문명 충돌´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제국주의 침탈´이라는 이념적 잣대로 역사를 재단하는 대신,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기법으로 풍성하게 재구성한 솜씨가 돋보인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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