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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살고, 표지에 죽고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 덧글 0 | 조회 1,223 | 2011-06-27 00:00:00
산처럼  






원고 교정 작업이 얼추 마무리가 되어가고 한숨 돌리는 찰나, 또다른 고민거리가 툭 던져집니다. 바로 표지 작업입니다.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시간은 단 3초! 책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진 않겠지요. 수많은 책더미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예쁘게 꾸미고 단장하는 표지 디자인 작업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독자와 가장 처음으로 인사하는 책의 표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지 훑어보도록 할게요. 예시로 보여드릴 책은 지난 3월에 출간된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입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마르코 폴로에 버금가는 세계 여행자 이븐 바투타의 여정을 주제별로 엮은 책이에요.







1번 시안





2번 시안





3번 시안



 



대략적인 책의 내용과 컨셉을 표지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면, 이렇게 여러 시안들을 만들어 줍니다. 머리속으로 두리뭉실하게 그려졌던 이미지가 실물로 나타나는 것이죠.



사용된 색, 서체, 이미지가 제각각이지만 위의 세 가지 시안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문양이에요. 대칭으로 무한반복되는 형태의 이슬람 타일 무늬로 이를 아라베스크라고 한답니다. 이러한 문양을 통해 이슬람 신자인 이븐 바투타와 여행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당장이라도 항해 여행을 떠날 것 같은 배와 바다의 이미지가 공통적으로 사용됐습니다. 1번 시안에서는 출렁이는 파도와 배를, 2번 시안에서는 아예 메인 색상을 짙푸른 바다색으로 지정했지요.



각각의 시안마다 장단점이 있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편집자는 고민에 빠집니다. 나이대, 성별,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디자인이 너무 다르거든요. 그렇다보니 사장님은 1번이, 편집자는 2번이, 번역가 선생님은 3번이 좋다는 의견을 내놓는 대략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여기에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의견을 묻기도 합니다. 트위터를 통해 미래의 독자들로부터도 의견을 듣고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보면 의견이 좁혀지기 마련이지요. 이번 경우에는 1번과 2번 시안이 각축을 벌였습니다. 2번 시안은 기존의 산처럼에서 나왔던 책의 표지와는 사뭇 다르게 나름 파격적이어서 많은 지지를 얻었어요. 하지만 모니터상에서 보았던 예쁜 푸른색이 딱 이대로 인쇄된다는 보장이 없다는게 가장 큰 흠이었지요. 말그대로 복불복!!

결국은 1번 시안이 표지로 최종 선정되었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대로 표지 작업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









1-1





1-2





1-3

 





이 세 가지 표지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유심히 보시면 상단의 파란색 글씨로 된 부제의 형태가 미묘하게 다르답니다. 어떤 것은 가운데가 불룩 올라간 보아뱀(?) 형태이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지요. 말을 탄 남자의 이미지의 위치도 다르구요. 오른쪽에 붙였다가 부제와 표지 사이에 넣었다가, 다시 또 부제 위에 넣었다가 난리도 아닙니다. 그리고 메인 이미지로 들어간 배의 크기도 더욱 커졌습니다. 처음 시안에서는 배가 금색 테두리 안에 들어가도록 맞춰져 있었거든요. 지금은 책의 좌우로 가득 차지하고 있지요? 좀 더 안정감을 주기 위한 것이었어요.



이런 저런 시도 끝에 드디어 최종 표지가 완성됐습니다. 참 감질나지요. 과연 어떤 시안이 서점에서 여러분과 만났을까요? 그 결과는 요 링크를 통해 확인하시길! ^ ^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 표지 보기 >>sanbooks.com/Album/Album.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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