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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계의 거성, 이븐 바투타 따라잡기! (3탄) 덧글 0 | 조회 2,053 | 2011-06-20 00:00:00
산처럼  









오늘은 이븐 바투타가 다녀온 아나톨리아 일대를 뒤쫓아볼까 합니다.

아나톨리아가 어디에 붙어 있는 곳이냐고요?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이렇게 소개되어 있네요.

"아시아 대륙의 서쪽 끝, 흑해·마르마라해·에게해·지중해 등에 둘러싸인 반도".



쉽게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터키의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이븐 바투타는 자신이 다녀온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도 이곳, 아나톨리아를 가장 으뜸으로 삼았습니다.










아나톨리아는 이븐 바투타가 살던 당시 빌라드 알룸(그리스인들의땅)이라고 불렸으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곳 중 하나다. 알라께서는 다른 나라들에 흩어놓으셨던 좋은 것들을 이 나라에 다 모아놓으셨다”고 그는 말했다.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 88쪽




(생략) 아나톨리아라는 이름의 나라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지만 아주 열정적으로 시작된다. "알라께서는 다른 나라들에 흩어놓으셨던 좋은 것들을 이 나라에 다 모아놓으셨고" 주민들은 "알라의 창조물 중에서 가장 친절하다."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 296쪽 








아나톨리아에서도 코니아konya(콘야)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지역입니다. 셀주크투르크가 비잔티움 제국 군대를 무찌르고 1081년 이곳 코니아, 당시 이름으로 이코니움을 수도로 삼았지요. 이 지역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훨링 데르비시whirling dervishes라는 춤 때문입니다. 탱고도, 살사도 아닌 훨링 데르비시가 대체 무슨 춤인가 싶으시죠?








 훨링 데르비시




혹시 미니 김밥처럼 생긴 긴 원통형의 모자를 쓰고 긴 치마를 원반 형태로 돌리며 끝없이 빙글빙글 도는 춤, 보신 적 없으신가요? 마치 진기명기 같은 곳에서 봤을 법한 춤이지요.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 youtu.be/L_Cf-ZxDfZA
)



이 휠링 데르비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취미로 즐기는 춤과는 그 목적과 의미가 자못 다릅니다. 바로 이슬람의 신비주의 분파인 수피파의 교단 중에서도 메블라비 교단의 무슬림들이 종교의식의 하나로 추던 춤인 것이지요. 



여기서 잠시 수피파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수피파는 잘 알려진 순니파와 시아파와는 또 다른 갈래의 이슬람 분파입니다. 기존의 정통 분파들은 <코란>과 이슬람법, 교리 등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예언자 무함마드의 뜻을 실천하는 길이라도 여겼습니다. 하지만 수피파는 생각이 달랐지요. 이들은 일종의 영적 통로를 통해 알라와 가까워질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지요. 훨링 데르비시 역시 이를 위한 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원을 돌며 반복되는 춤을 추면서 무아지경에 이르고 신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메블리비 교단의 창시자 잘랄 알 딘 루미가 훨링 데르비시를 추고 있는 그림입니다. 팔을 학처럼 뻗고 있는 이가 잘랄 알 딘 루미겠지요? 참고로 2007년 유네스코는 올해의 인물로 잘랄 알 딘 루미를 선정했습니다. 그는 비무슬림과 무신론자들을 모두 포용하며 용서와 관용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가 죽자 무슬림들뿐만 아니라 기독교, 유대교, 힌두교, 불교, 조로아스터교 신자들이 모두 장례에 참여했었다고 하네요. 이러한 종교적 관용은 요즘에도 참 보기 어려운 모습이지요.   








메블라나 박물관






이곳 코니아에 있는 메블라나 박물관에는 잘랄 알 딘의 무덤이 있습니다. 푸른 빛을 띠는 첨탑이 아름다워요.





이슬람권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참 많은 모스크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때마다 건물의 웅장함도 웅장함이지만, 정교한 타일무늬에 언제나 놀라곤 합니다. 어찌나 섬세한지 사람 손으로 만들어졌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지요. 이러한 이슬람의 전통적인 도자기 타일 무늬를 아라베스크라고 합니다.








 










복잡하고 기하학적인 무늬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인 형태인데요, 아라베스크에 대해서는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이 장식의 반복되는 대칭 구조는 틀 속에 가두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무한정 뻗어나가면서, 눈에 보이는 것은 단지 우주적 전체 속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또한 하나뿐인 신이 도처에 편재한다는 종교적 믿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 240쪽




단순히 장식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심오한 종교적 의미가 담겨 있었지요?

 




캐러밴서라이




이번에는 실크로드를 오다녔던 대상caravan들의 길을 따라 카파도키아로 향합니다. 참, 코니아와 카파도키아 사이에는 대상들이 묵었던 숙소인 캐러밴서라이caravan saray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숙소를 리바트 혹은 자위야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위야는 수피의 시설물을 지칭하고요. 이븐 바투타 역시 이러한 시설물 덕분에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여행할 수 있었겠지요?



카파도키아는 기이한 모양의 바위 마을로 참 유명한 곳이죠. 바위 사위로 떠다니는 벌룬 역시도요. 이곳의 바위 동굴에는 사람들이 살아간 흔적이 남아 있는데요. 종교 박해를 피해 도망온 초기 기독교도들이 이곳 바위 동굴에 숨어 살았던 것이지요.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면 그들이 벽에 그린 프레스코화를 보실 수 있답니다.




 






뾰족히 솟은 바위 지형이 너무도 기이해서 SF 영화 스타워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죠.

이 외에 아나톨리아 일대 각 지역의 모습을 추린 사진들도 올려봅니다. 불론 700여 년 전, 이븐 바투타가 살았을 당시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겠지요. 하지만 상상의 힘을 빌려 중세 시대의 기분에 한껏 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 데이비드 웨인스 지음, 2011

*책 정보 :
sanbooks.com/Album/Album.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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