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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책과 삶]일본 혐오표현의 기반에 깔린 폭력적 인종주의에 경종 덧글 0 | 조회 256 | 2018-09-12 00:00:00
관리자  

ㆍ혐오표현은 왜 재일조선인을 겨냥하는가
ㆍ량영성 지음·김선미 옮김
ㆍ산처럼 | 376쪽 | 1만8000원

[책과 삶]일본 혐오표현의 기반에 깔린 폭력적 인종주의에 경종

일본 내 ‘혐한’(한국이나 한국인을 혐오하는 행위)은 낯설지 않은 장면이 됐다. 가두시위에는 “조센진을 죽여라” 같은 말들이 등장한다. 혐오표현 반대자에 대한 집단 린치 등 물리적 폭력도 나타난다. 2016년 통과된 ‘혐오표현 해소법’의 효과는 미미하다. 법률만 더 강화하면 이런 일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혐오표현을 멈추게 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기반에 깔린 인종주의 자체를 꿰뚫고, 인종주의가 폭력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사회적 회로와 조건을 찾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인종주의와 혐오표현의 상관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혐오표현의 주 공격대상인 재일조선인들이다. 책은 재일조선인에 집중해 혐오표현의 역사와 사회적인 조건, 원인을 파고든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부터, 전후인 1960~1970년대 조고생(조선학교 고교생) 습격 사건, 1980년대 치마저고리 사건, 2007년 이후 빈발한 ‘재특회’ 등의 혐오표현 사례들이 담겼다. 주된 원인으로는 일본에 반인종주의 규범 자체가 성립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든다. 잣대가 없어 인종주의가 ‘보이지 않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종차별철폐국제조약에 기초한 반인종주의법을 제정해 ‘잣대’를 만들고, 피해 실태 조사와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사부정에 대항하는 규범을 세우고, 정치권 등 ‘위로부터의 차별선동’에 맞서는 방법도 제안한다.

               

저자는 반인종주의 활동가인 재일조선인 3세다. 일본에서의 법적 지위는 ‘조선적(朝鮮籍)’. 북한 국적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는 남북한 정부 수립 전인 1947년 일본 정부가 외국인등록령을 시행하면서 만든 임시국적이다. 이후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한국 국적과 조선적을 분리하는 정책을 펴면서 ‘일본제 38선’이 됐다고 말한다. 책은 출판됐지만, 그는 한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없다.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그는 이 책이 ‘불쌍한 동포의 외침’으로 소비되는 것을 넘어 ‘연대의 고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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